[이슈와 전망] ICT융합의 걸림돌

창조경제의 가장 강력한 수단으로 ICT와 타산업의 융합을 꼽는다. ICT를 잘 적용하면 의료보건, 교육, 생산, 금융, 농업, 예술 등 다양한 산업이 재탄생되어 많은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들 것이라는 데에 모두 공감할 것이다. 이미 제약, 자동차 산업은 ICT의 혜택을 가장 많이 받고 있으며 그 결과로 해당 산업 생태계가 급변하고 있다.

ICT융합의 성공필수조건은 무엇인가. 우선 기득권 그룹은 융합에 대한 거부감을 갖지 말아야 한다. 자동차융합의 아이콘인 전기자동차는 기존 기계식 엔진에 익숙한 기득권 그룹의 견제를 넘어서야 했다. 오죽하면 융합은 CEO가 결심하지 않으면 실패한다고 했던가.

또한 ICT 자체의 기술혁신을 수반하지 않는 단순융합은 진정한 성공을 가져오기 어렵다는 점이 간과되고 있다. 타겟 도메인의 지식을 이해하고 이것에 특화된 혁신적인 ICT기술이 발명되어야만 융합도 보다 성공적일 수 있다. 기존의 ICT기법을 그대로 적용한 융합은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스마트그리드로 대표되는 ICT와 에너지 융합은 에너지에 맞춘 새로운 최적화기술, 인공지능기술이 있기에 약진하고 있다. 혹시 ICT융합에서 ICT를 제외하고 있지나 않은지 반성할 필요가 있다.

지난 연초 CES를 강타한 사물통신(IoT)은 ICT융합의 찬란한 미래를 여는 강력한 기술이다. 몇 년 이내에 1조 달러가 넘는 신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측되는 초우량 유망분야이다. IoT는 스마트홈, 스마트공장, 헬스케어, 자동차IT융합, 에너지IT융합으로부터 시작하여 산업 전분야로 확산될 것이다. IoT 디바이스, 시스템, 네트워크, 솔루션, 플랫폼 회사들이 대거 등장하여 시장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센서로 대표되는 디바이스가 초기시장을 압도할 것이나 차츰 플랫폼이 위력을 발휘할 것이며 클라우드나 빅데이타와 연계한 지능형 통합 솔루션도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면 이런 장밋빛 전망에 가려서 잘 드러나지 않는 ICT융합의 걸림돌은 혹시 없는가. 개인정보보호, 시스템 및 네트워크 보안을 해결하지 않고서는 ICT융합은 성공이전에 좌초할지 모른다. 특히 규제가 심하고 공정경쟁이 덜 자리잡은 한국에서 위의 걸림돌은 사전에 반드시 제거되어야 된다고 본다.

CES의 한 세션에서 한 미국 FCC위원은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IoT는 발 붙일 수 없을 것이라고 강력한 규제의지를 표시했다. 어떻게 전개될지 두고 볼 일이기는 하나, 기술개발 및 시장과 조화를 못 이루는 과도한 규제는 피해야 할 것이다. 당연한 것이지만 인터넷 검색 히스토리, 웹 방문기록, 구매기록, 위치정보, 소셜네트워크에서의 활동과 같은 개인정보는 이미 상당한 수준으로 재활용되어 ICT융합에 기여한다고 보아야 한다. 센서, CCTV, 휴대전화는 이미 너무나 많은 개인정보를 IoT 플랫폼에 투입하고 있다.개인정보보호법을 엄격히 적용한다면 한국은 또다시 IoT를 활용한 ICT융합에서 국제고아가 될 수 있다. 현명하고 정교한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무인자동차를 목표로 한 자동차 업계의 ICT융합기술 개발 움직임이 거세다. 벤츠, BMW, 아우디와 같은 독일업계는 물론 미국, 일본, 한국의 거의 모든 자동차 회사는 운전보조, 자동운전, 무인운전이라는 3단계 기술개발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IoT와 ICT융합이 필수적인 이 기술들에게서 보안 취약점이 발견된다면 어찌할 것인가. 누가 첨단 ICT융합기술을 채택한 자동차를 타겠는가. 스마트홈, 스마트공장도 마찬가지이다. 인터넷에서 보안기술은 아직 한참 부족하다. 더욱이 액티브X나 공인인증서 채택과 같은 관계기관의 정책미숙으로 보안기술과 산업이 낙후된 한국에서 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ICT융합은 수많은 개인 발명가와 벤처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이들이 중견기업 내지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 아니면 기득권과 자본을 앞세운 기존 메이저 플레이어들에게 흡수당하여 신산업의 탄생이 더디어 질 것인가. 신재생에너지기술은 메이저의 특허전략과 시장고수정책으로 수십년동안 고전하고 있다. 창의기술에 기반을 둔 신생기업을 육성하는 유연한 정책 메카니즘이 절실히 요구된다.

2014년 2월 23일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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