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 국가프로젝트 세워라 <최양희 교수님>

한국은 IT의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유독 소프트웨어에서만은 약하다. 지난 몇 년간 한국 소프트웨어의 문제를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작업이 정부, 공공단체, 기업, 학회를 중심으로 계속되었다. 아주 다양한 원인분석과 전략이 도출되었지만 세가지로 요약할 수 있겠다.

 

첫째로, 리더의 무지 내지 무관심을 없애야 한다. IT에서 하드웨어나 부품을 잘 만들면 경쟁력이 있다는 것은 모든 리더가 알고 실행하여 큰 성과를 얻었다. 경쟁상대가 나타나자 다음으로 디자인을 중시하는 전략을 채택하여 성공을 하였고 이것도 리더들이 주도하였다. 그러나 소프트웨어는 중요하다는 외침만 있지 리더들이 과연 잘 이해하고 있는지, 진정한 관심이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과거나 현재의 소프트웨어 전략이 불투명하다.

둘째로, 소프트웨어 전문가나 기업이 많아야 된다. 무늬만 소프트웨어 전문가가 너무 많다. 무늬만 소프트웨어 기업이 너무 많아 시장을 교란한다. 연 매출이 천억을 넘는 진짜 소프트웨어 기업이 한국에 몇 개 있는가 보라. 다른 산업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이다. 제대로 된 소프트웨어를 설계하고 기획할 전문가가 과연 얼마나 한국에 있는가를 보라. 미국의 한 중견 기업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셋째로, 제대로 된 소프트웨어 국가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미국이 컴퓨터와 인터넷을 획기적으로 발전시켜 세계를 장악한 것은 미국정부가 관련법을 제정하고 대규모 국가 연구개발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시장을 창출하고 인력을 키우고 산업을 육성하였기 때문이다. 한국은 소프트웨어 국가 프로그램이 없다. 어느 정부부처에서 담당인지도 희미하다. 대학의 소프트웨어 학과는 단기 실용 구현 프로젝트에만 매달리고 졸업생이 취업할 훌륭한 직장은 많지 않다. 심지어 얼마 안 되는 소프트웨어 전문 인력의 해외 유출도 가속화하고 있는 형편이다. 한국의 강점은 신속한 결정, 강한 응집력과 융합, 과감한 시도를 꼽는데 소프트웨어 분야야말로 지금 이런 리더쉽이 절실히 필요하다

무엇을 해야 할까. 우선 리더들이 소프트웨어에 대한 무지와 무관심에서 탈피해야 한다. 스로는 소프트웨어를 잘 안다고 착각하는 리더도 많다. 그러나 소프트웨어의 본질, 속성, 핵심, 생태계, 비전, 기술 수준, 산업을 두루 이해하는 리더야 말로 하드웨어, 디자인에 이어서 소프트웨어로 승부수를 던질 자격이 있을 것이다. 소프트웨어 전문가 그룹은 앞으로 나서서 리더와 소통하고 이해를 구하고 자문을 더 적극적으로 해야만 이 문제가 해결 될 것이다. 산업, 연구, 정부, 그리고 대학의 리더들은 경제를 반드시 이해해야 한다고 한다. 이제 소프트웨어도 필수과목으로 여겼으면 한다.

소프트웨어 전문가는 단순 프로그래머보다 한두 차원 높은 고부가가치를 생산하는 지식노동자이다. 소설 작가에게 작품을 쓰는데 걸린 시간이나 작품의 길이에 따라 고료를 지급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는가 ? 시간급으로 소프트웨어 전문가를 대우하는 한국의 제도 아래에서는 누구도 소프트웨어 전문가가 되고자 하지 않는다. 훌륭한 소프트웨어 전문가를 많이 확보하고 이들이 중심이 되어 움직이는 훌륭한 소프트웨어 기업이 많으려면 대우가 달라져야 한다. 한국에 소프트웨어 기업이 수천개가 있지만 세계적인 기업이 하나도 없는 이유는 인력 수급의 실패에서 비롯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미국의 정보고속도로, 한국의 국가기간전산망은 국가 프로그램으로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져 온 성공작들이다. 이제 한국에서 소프트웨어의 여러 문제점들을 단기간에 풀어내려면 과감한 국가 주도 프로그램이 있어야 할 것이다. 국가 주도 대형 소프트웨어 프로젝트는 인력양성, 산업육성, 세계경쟁력 확보, 소프트웨어 서비스에 따르는 국민 행복 증진을 고루 고려하여 기획되어야 하며 원천과학기술에 기반을 둔 중장기 사업으로 구상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역사적으로 컴퓨터는 대형컴퓨터, 중형, 미니컴퓨터, PC를 거쳐 지금 모바일 컴퓨터 시대로 진입하였다. 단순한 과학계산, 문서처리, 그래픽 처리, 웹 문서를 지나 지금은 소셜 미디어나 멀티미디어를 대량으로 생산하고 소비하는 것으로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정보의 홍수는 날로 심해지고 소프트웨어는 날로 복잡해지고 사용자는 혼란스러워 한다. 국가 주도 소프트웨어 프로젝트로 이를 모두 극복할 새로운 소프트웨어 패러다임과 해결책을 제시할 것을 제안한다

 

글쓴이: 최양희 교수(미래인터넷포럼 의장) yhchoi@snu.ac.kr

 

Thursday, April 14th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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