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기업들은 예전보다 몇 배에서 몇십 배 많은 데이터를 유연하게 다루고, 훨씬 더 많고 복잡한 분석ㆍ처리 작업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하며, 또 계속 확장 가능해야 합니다. 하지만 기존 플랫폼들은 이런 규모와 범위를 염두에 둔 시스템이 아니지요."
서울대 빅데이터포럼의 `빅데이터 기반기술 분과장`을 맡고 있는 이상구 컴퓨터공학부 교수(51)는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빅데이터 플랫폼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지원하기 위한 IT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빅데이터 기반기술 분과에서는 빅데이터의 이용ㆍ분석에 필요한 컴퓨터 기술의 연구와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버, 시스템 소프트웨어 등의 `IT 인프라`를 비롯해 빅데이터와 관련한 컴퓨터 기술을 모두 대상으로 한다.
이 교수는 국내 빅데이터 인프라 현황에 대해 "생산되는 디지털 데이터를 모두 저장하지 못하고 있으며 데이터 증가 속도가 저장 용량보다 훨씬 빨라 상황이 나빠지고 있다"며 "데이터의 생산단계에서 저장할 것과 압축할 것, 그리고 버릴 것을 가려내는 기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오래돼 중요도가 떨어지는 데이터를 점진적으로 삭제해 나가는 `거시적 데이터 생명주기 관리기술`이 필수인데 우리는 아직 첫걸음도 떼지 못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빅데이터 플랫폼이 모든 기존 시스템을 대체하는 만병통치약은 절대 아니라고 말했다. 빅데이터 플랫폼을 뒤에 두고, 개인화된 고급서비스를 더 빠르게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최근 정부와 공공기관에서 빅데이터 인프라 지원에 시동을 걸고 있는 현상에 대해선 "천만다행"이라고 말했다. "처음부터 가치 있는 성공사례를 만들어내기란 쉽지 않지만 꾸준히 양과 종류를 늘려 나가 어느 순간 임계점(tipping point)을 넘으면 놀라운 성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손유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