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제77회 전기 학위 수여식에서 컴퓨터공학부 장태준 학생이 졸업생 대표 연사를 맡았습니다. 졸업생 대표 연설자는 각 단과대학에서 후보자를 추천하여 대학 본부에서 1명을 최종 선정하였습니다. 컴퓨터공학부에서는 자랑스러운 졸업생인 장태준 학생의 졸업연설 그리고 학부 생활에 대하여 인터뷰를 준비하여 진행하였으니 관심 있게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 인터뷰 내용 >
1. 서울대학교 학위수여식 졸업생 연사 때 말씀해주신 ‘자신의 일상과 주변 사람들을 사랑하는 자세’가 대단히 본받음직한데, 이러한 긍정적인 태도를 갖기 위해 개인이 노력할 수 있는 점으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제가 생각하는 개인적인 실천 방안은 당연하다고 느껴지는 것에 감사하는 것입니다.
무엇인가 사랑하는 것은 항상, 자신을 사랑하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자신에게 가장 당연한 것은 자신의 존재이니까요.
“나를 소중하게 여길 줄 알아야, 다른 것들도 소중히 여길 수 있다.”는 진부한 말에 답이 있는 것 같습니다. :)
한편, 자신만큼 자신의 부족한 부분, 단점, 못난 에피소드를 잘 아는 사람이 없을 텐데,
그것을 다 알면서도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큰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때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노력이 ‘나의 하루가 오늘도 어제처럼 시작할 수 있음에 대해 고민하고 감사하기’라고 생각합니다.
자연스레, 당연한 것들에 감사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일상”이라는 단어는 그 자체로 당연하고 반복되는 느낌을 주는데,
이 고민을 통해 그 속에 담긴 소중함을 느낀다면 좋을 것 같네요.
2. 힘든때에도 학업을 잘 이어가시고 대단한 학업적 성취를 거두셨는데(학부생 연구 경진대회 1위), 원하는 학업적 성과를 내거나 대학교에서의 공부에 어려움을 겪는 학우들에게 해 주실 수 있는 조언이 있을까요?
사실 객관적인 학점으로 보면, 저는 좋은 학업적 성과를 내지는 못했습니다..
그래서 제 성적이 좋은 것도 아니고, 각자 어려움이 다를 것인데, 조언을 드리는 게 말이 안 되는 것 같네요.
다만, 저는 좋아하는 과목 위주로 공부하고, 흥미가 생기는 일에 더 많은 에너지를 쏟았던 것 같습니다!
대학교에 와서 아래 세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
-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 내가 어떤 것을 잘하는지
- 내가 왜 열심히 하는지
그리고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게 중요한 것 같네요. 학부생 연구 경진대회 1위가 대단한 학업적 성취라고 말하기는 부끄럽지만, 좋은 친구, 좋은 교수님을 만나서, 좋은 기회를 잡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제가 좋아하는 강민지 교수님께서 ‘미디어와 현대사회’ 오리엔테이션에서 해주신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 말이 학업을, 삶을 대하는 제 태도를 바꿨던 것 같습니다.
“대학교에서 공부할 때, 계보학적인 접근으로 학문을 대하셨으면 합니다.
과거부터 현재를 바라보고, 미래를 그리면서 자신만의 학문을 세우셨으면 합니다.”
저는 이 말씀이 학업뿐만 아니라, 인생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학문뿐만 아니라 자신의 과거부터 지금까지를 보고, 자신만의 길을 세울 수 있기를 바랍니다.
3. 컴퓨터공학부의 수업을 들으면서 컴퓨터의 여러 분야에 대해 공부하셨을 텐데,
그 과정에서 목표(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주는 소프트웨어 개발)가 구체화되거나, 꿈을 이루는데 도움이 된 경우가 있나요?
졸업 연설에서도 밝힌 김진수 교수님의 ‘컴퓨터 구조’ 강의가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첫 강의 시간 ‘A computer is a [ ] machine’에서 빈칸을 채우도록 질문을 던지셨는데,
제가 선택한 학문, 진로의 근간인 컴퓨터란 무엇인지 고민하고, 제 나름의 정의를 고민할 수 있었습니다.
교수님께서 제시한 답이 매우 간단했던 것도 큰 충격이었습니다. “programmable”
간단한 것, 당연한 것, 쉬운 것에 답이 있지만, 그것을 깨닫는 과정은
복잡하고, 창의적이어야 하고, 어렵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제 꿈을 이루는 과정도 비슷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
4. 졸업생 연설에서 "일상 속에서 사랑을 주고받으며 행복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앱을 만들고 싶다"고 하셨는데
앞으로 어떤 종류의 앱을 개발하고 싶으신지 대략적인 방향을 알 수 있을까요?
일단, 졸업생 대표연설에서 해당 발언을 하지는 않았습니다만, 아마 인터뷰 기사를 보고 질문을 주신 것 같네요. :)
대략적인 방향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질문을 읽고 떠오른 대답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그래서 정확한 답변이 아닐 수도 있겠네요.
제가 가장 닮고 싶은 사람(롤-모델)은 세종대왕님입니다,
같은 맥락으로 만들고 싶은 프로그램도 ‘한글’ 같은 프로그램입니다.
더 정확히는 “훈민정음” 같은 프로그램이겠네요!
한글 창제 이유가 글을 모르는 백성들이 뜻을 통하게 하기 위해서인 것처럼,
한글이 일상에서 자연스레 쓰이면서 서로의 생각과 감정을 이어주는 것처럼,
일상에서 사랑을 주고받고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고 싶습니다.
단지 그 형태가 프로그램일 뿐이고요. :)
5. 서울대에서 했던 비교과활동(공부, 연구 제외) 중에서 도움이 되었거나 후배들에게 추천해주실 만한 것이 있나요?
301동에서 밤새우기를 말씀드리려 했는데, 아쉽게도 그건 제외되었네요.
저는 이런저런 이유로 동아리를 못 해봤는데, 동아리를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같은 맥락으로 교환학생도 도전해보시고, CC도 해보셨으면 좋겠네요.
못해본 것들, 아쉬움이 남는 것들을 추천하는 게 진정한 추천이지 않을까 싶어서요.
그런 의미로 부모님을 학교에 모시고 와서 학교 탐방도 해보셨으면 합니다. :)
제가 해본 것 중에서 말해야 한다면,
친구들이랑 노천강당 잔디밭에서 소풍하기,
정문에서 윗공대까지 걸어가기,
순환 셔틀 타고 한 바퀴 다 돌기, 등이 있습니다.
그리고 정말 존경하고, 닮고 싶은 “스승님"을 만날 기회를 잡으면 좋겠습니다.
운이 따라야 하는 일이라, 추천하는 것이 조심스럽지만,
여러분이 가고자 하는 길을 앞서 걷고, 깨달은 바를 나누기 위해 노력하시는 분을 만나는 기회는 정말 흔치 않으니까요.
6. 컴퓨터공학부 교수님과의 인상 깊거나 뜻깊었던 일화가 있을까요?
군 복무 중, 휴가 때마다 김진수 교수님께 인사를 드리러 왔었는데,
한 번은, 학교 식당에서 다른 교수님이 지나가시다가, 김진수 교수님께 “이 학생은 누구예요?”라고 하셨는데,
그 질문에 “제 애제자예요.”라고 답하신 게 아직도 가슴에 남아있네요.
항상 감사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제 스승님이세요. :)
7. 군복무 문제로 고민을 하는 학우들이 많은데, 군 문제에 대해 해 주실 수 있는 조언이 있을까요?
저는 SW개발병이라는 특수한 병과로 복무해서,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여러 대회에도 나가고, 창업에도 도전해보고, 많은 경험을 토대로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여러 학우와는 다른 군 생활을 보냈다는 것을 알아서, 이 질문도 대답하기가 조심스럽네요.
다만, 하나 추천해 드리고 싶은 것은, 제가 훈련소에서부터 일기를 쓰기 시작했는데 그 습관을 아직도 이어가고 있어요!
책도 원래 많이 안 읽었는데, 책 읽는 것이 취미가 되었습니다.
이건 다른 부대에 갔어도 그렇게 했을 것 같아요.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 좋은 습관을 만드는 것.
군대만큼 새로운 습관을 만들기에 좋은 곳이 잘 없는 것 같아서요, 자신만의 습관을 만드는 걸 추천해 드려요!
8. 마지막으로 서울대학교 후배들에게 응원이나 조언 등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어머니께서는 저에게 “넌 행운아야”라는 말씀을 자주 해주셨어요.
아버지께서도 힘들어할 때마다, “넌 할 수 있어”라고 끝을 모르는 믿음을 주셨어요.
그 말씀을 들을 당시에는 황당하게 느껴지기도 했는데, 지금 돌아보면 맞는 말씀인 것 같아요.
저도 어느새 ‘나는 행운아다, 힘들지만 할 수 있다’ 이런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
여러분도 그런 말을 마음에 하나씩 챙겨두셨으면 합니다.
어쩌면 제가 드리는 응원이 그런 말이 됐으면 좋겠네요.
자랑스러운 학우 여러분들, 응원하고 믿고 있겠습니다
< 장태준 학생 >
졸업 연설 전문: tinyurl.com/jtjun-snu-77th-spr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