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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강 연구실을 가다 - 컴퓨터구조연구실 2편

내일을 향해 쏴라 최후의 1%까지 도전하라 필자는 1991년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학부과정을 마치고 석박사 연구를 시작했다. 학부 때 컴퓨터의 내부 구조를 이해했다면, 이제는 새로운 방식으로 구조를 들여다보고 여러 가지로 실험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선택한 곳이 컴퓨터 구조 연구실이다. 연구 방식은 기존 컴퓨터 구조의 장단점을 분석해 개선된 구조를 제안하고, 이를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검증하는 것이다. 전 세계의 두뇌들이 이와 비슷한 연구를 동시에 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방식을 제안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나름대로 창의적인 방식을 내놓고 보면 이미 다른 논문에서 다룬 적이 있었다. 아이디어는 좋았어도 시뮬레이션 실험 결과가 영 딴판인 경우도 비일비재했다. 그러다가 조금이라도 성능이 향상된 결과가 나오면 마치 대단한 발견이라도 한양 기뻐했다. 여러 번 시행착오를 겪다가 1995년 국제학술 대회에 처음으로 필자의 논문이 채택됐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기법을 결합해, 하드웨어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소프트웨어를 통해 성능을 최적화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당시 컴퓨터 구조학계의 큰 트렌드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적절한 역할 배분이었기에 관심을 받을 수 있었다. 이때부터 좀 더 큰 무대에서 세계적인 학자들과 자리를 함께 하면서 뛰고 싶다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필자는 미국 펜실베니아대에서 박사후 연구원을 시작했다. 컴퓨터 산업의 종주국인 미국, 그중에서도 펜실베니아대는 세계최초의 전기 컴퓨터인 에니악이 탄생한 곳이다. 필자는 그곳에서 모델링을 기반으로 한 임베디드 컴퓨터 시스템 개발 방법을 연구했다. 그리고 지금은 이 분야에서 유명한 소프트웨어인 시뮬링크(Simulink)를 개발하는 매스웍스사에서 개발자로 일하고 있다. 컴퓨터 구조 연구실에서 단 1%라도 더 개선하기 위해 흘린 피땀이 있었기에 지금의 꿈을 이룰 수 있었다. 컴퓨터 구조 연구실의 주요 연구 주제인 모델기반 내장형 컴퓨터 개발 기법은 연구 기회가 무궁무진하다.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소비자 제품이 점차 늘어나며 그 복잡도가 급속히 증가하는 추세로 볼 때 아주 유망하다. 많은 젊은 공학도들이 창의력과 도전 정신을 갖고 이 분야에 뛰어 들어 큰 성공을 거두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플래시메모리 개발에 대한 자료는 컴퓨터 구조 연구실을 비롯한 주요 대학 연구실 홈페이지에서 찾을 수 있다. 서울대 전자재료 실험실 아주대 데이터베이스 연구실 연세대 원자선원자막 연구실 성균관대 대용량데이터베이스 연구실 (글쓴이: 김제성 동문) 1991년에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1998년 동 대학원에서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컴퓨터공학과와 미국펜실베니아대 컴퓨터정보학과에서 박사후 연구를 한 뒤 현재 매스웍스사에서 일하고 있다....

세계 최강 연구실을 가다 - 컴퓨터구조연구실 1편

플래시메모리, 아름답고 완벽하게   “연구실의 목표는 아름다움과 완결성입니다.” 플래시메모리를 연구하는 민상렬 서울대 컴퓨터 공학부 교수의 말이다. 예술가도 아닌 공학 자의 말치곤 의외다. 민 교수는 아름다움과 완결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좋은 연구는 연구자가 10년간 연구한 결과를 다른 사람이 10분 만에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선 연구 결과가 간결하고, 완벽해야 하죠. 그때 아름답다고 느낍니다. 마치 더할 것도, 뺄 것도 없는 자연처럼 말이죠.”      언제 어디서든 빠르고 정확하게 민 교수와 그가 이끄는 컴퓨터 구조 연구실은 플래시메모리의 하드웨어 제작부터 응용소프트웨어 개발까지 플래시메모리에 관한 모든 것을 연구하고 있다.   “플래시메모리는 하드디스크와 달리 기계동작이 없어 안정적이고, 전력소모가 적습니다. 하드디스크는 자기 디스크를 읽는 헤드가 하나 밖에 없어 안정적이고, 전력소모가 적습니다. 하드디스크는 자기 디스크를 읽는 헤드가 하나 밖에 없어 한 번에 한 동작 밖에 못하지만 플래시메모리는 여러 동작을 한꺼번에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런 장점 때문에 플래시메모리는 MP3, PMP, 스마트폰 디지털카메라 등 휴대용 전자 기기에 빠지지 않고 들어간다. 최근 플래시메모리의 일종인 SSD(Solide-State Drive)를 탑재한 노트북이 널리 보급되는 등 갈수록 사용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   “앞으로 5년 안에 플래시메모리의 가격이 크게 떨어져 노트북에서 하드디스크를 보지 못할 겁니다. 하드디스크는 매우 정밀한 기계 작업을 하기 때문에 데이터를 읽고 쓸 때 충격을 받으면 오류가 나기 쉽습니다. 반면에 플래시메모리는 전기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충격을 받아도 아무런 문제없이 읽고 쓸 수 있습니다.”   민 교수는 10여 년 전 삼성전자의 제안으로 플래시메모리 연구를 시작했다. 처음엔 플래시메모리를 구동하는 내장 소프트웨어를 만들었다. 플래시메모리의 성능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선 내장된 소프트웨어가 훌륭해야 한다. 이를 위해 컴퓨터 구조 연구실에서는 메모리간의 위계를 정해 효율적으로 데이터를 읽는 방법을 사용했다.   “컴퓨터 사용자가 한 번 본 정보는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볼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사용자가 한번 본 자료를 플래시메모리의 처리 장치가 잠시 ‘캐시 메모리’에 저장하게끔 프로그래밍하면 다시 같은 자료를 찾을 때 더 빠르게 찾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프로그래밍하면 플래시메모리가 더 빠르게 작동합니다. 하지만 이런 작업을 소프트웨어만으로 구현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민 교수는 직접 플래시메모리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 결과 연구실에서 개발한 SSD가 2007년 노트북 평가 사이트 ‘노트북리뷰’로부터 당시 저장매체 중 가장 속도가 빠르다는 평가를 받았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구분해서는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기 힘듭니다. 필요에 따라 어떤 경우에는 하드웨어로, 다른 경우에는 소프트웨어로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둘을 적절히 조화하는 것도 필요하지요. 이를 위해선 반도체 소자의 특성에서 응용프로그램까지 플래시메모리의 모든 시스템을 이해해야 합니다."   민 교수는 연구원들에게 항상 전체 시스템을 이해하라고 강조한다. 그래서 학부에서 하드웨어를 공부한 사람은 소프트웨어 연구를, 소프트웨어를 다뤄본 사람은 하드웨어 연구를 할 것을 제안한다.   “과거 어떤 쪽을 미리 연구했는가 보다는 전체 시스템을 잘 이해하고 문제를 적극적으로 풀어나가는 능력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2007년에 개발한 플래시메모리의 핵심 부품도 원래 소프트웨어를 다루던 연구원이 설계했습니다. 그리고 관련 기업에서도 전체 시스템을 잘 이해하는 연구원을 높게 평가하고, 필요로 합니다.”     아름다움을 알아야 만든다   컴퓨터 구조 연구실을 비롯한 국내 많은 연구자들의 노력으로 현재 세계 플래시메모리 시장의 반 이상을 한국 기업이 차지하고 있다. 앞으로 플래시메모리는 반도체와 같은 우리나라 산업의 핵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   “99%의 완성도를 만드는 것은 쉽습니다. 하지만 100%의 완성도를 가진 아름다운 제품을 만들기 위해선 그때까지 들었던 노력의 5~10배를 들어야 합니다. 그 1%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한국 플래시메모리의 미래를 결정할 것입니다.” 하지만 민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 여건에서 이런 완성도 있는 제품을 만들 인재가 나오기 힘들다고 지적한다. 어렸을 때부터 아름다운 것을 본 적이 있나? 라고 묻습니다. 하지만 한 명도 대답하지 못하더군요.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거나. 곳곳을 여행하고, 이성도 만나면서 아름다움을 경험할 시기에 입시에만 빠져 지내는 청소년들을 보면 아쉽습니다.“   그는 의외로 생명과 자연을 보는 것이 공학적 능력을 계발하고 연구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가장 아름답고 완결적인 원리가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DNA의 구조를 보면 참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생명분야의 새로운 연구 결과를 보면 정말 경이롭고 신비롭습니다. 연구원에게 연구를 하다 막히면 생명 분야의 연구를 볼 것을 권합니다. 인간이 풀지 못한 문제에 대한 해답을 자연은 이미 갖고 있죠. 그 속에서 문제를 해결할 영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런 영감을 자연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양한 경험이 전체 시스템을 보는 안목을 키워 훌륭한 공학자가 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 SRAM, DRAM, 플래시메모리는? SRAM(Static Random Access Memory)은 데이터를 읽고 쓰는 것이 가능한 저장장치다. SRAM의 기억소자는 트랜지스터와 저항으로 구성돼 있다. 전원이 공급되는 한 데이터가 보존되지만 전원이 차단되면 데이터가 사라진다. 셋 중 속도가 가장 빠르다.   DRAM(Dynamic Random Access Memory)의 기억 소자는 트랜지스터와 축전지로 구성돼 있다. 기억소자의 구성이 간단해 집적도가 매우 높으며, 가격이 싸 대용량 메모리를 제작 할 수 있다. 항상 전원을 공급하고 기억장치의 내용을 일정 시간마다 갱신해야 데이터가 유지된다. 플래시메모리는 집적도가 높으며, 전원이 끊겨도 데이터가 사라지지 않는다. 플래시메모리는 RAM과 ROM의 중간 성질을 가지며 전기적으로 기억된 정보를 삭제하고, 다른 jd보를 쓸 수 있어 데이터 저장장치로 사용할 수 있다.   (글쓴이: 김종립 기자 jlkim00@donga.com)   이 글은 과학동아(8월호)에 게재된 내용이며, 서울대 공대 소식지(가을호)에도 수록될 예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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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우주' 활용할 눈을 뜨자 <최양희 교수님>

우리는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다. 출판물, 방송, 게임, 전화, 인터넷 등의 다양한 미디어를 통하여 발생하는 정보의 양이 세계적으로 매년 60%씩 성장한다고 알려져 있다. 2009년의 지구상의 정보량은 0.8 제타바이트(1 테라 바이트의 10억배)로 이 분야에 가장 앞선 기업도 이러한 대용량 정보의 증가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고 있다. 2020년에는 이의 44배 인 35 제타바이트로 예상된다. 소셜 네트워크에 올려진 문장, 사진, 비디오 정보나 휴대단말기가 발생시키는 위치정보, 문자, 이메일, 앱 정보들이 특히 급성장하고 있다. 이미 대부분의 정보는 디지털 형태이므로 정보의 생성과 유통, 저장, 변환이 매우 자유롭다. 한국은 인터넷, 이동통신, 컴퓨터 보급이 높으므로 정보의 홍수 면에서 선두그룹에 속하는 나라이며 이러한 문제점을 가장 먼저 겪을 가능성이 높다. 일반 시민의 눈으로 정보의 홍수를 바라보면 많은 걱정이 앞선다. 개인정보의 유출, 사생활 침해, 유언비어의 난무, 균형을 잃은 여론의 쏠림으로 편하지가 않다. 과도하게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필요한 것을 찾는 것은 점점 더 힘들어 진다. 직장인은 평균적으로 20% 이상의 시간을 정보를 찾는데 쓴다는 조사결과가 있으며 만약 정보의 증가에 대처하는 기술 발전이 없다면 업무의 대부분이 이러한 정보를 찾는데 사용될 것이다.  최근 정보의 바다에서 황금을 찾는 기법이 일부 실용화되면서 이를 이용하여 막대한 효과를 얻는 사례가 보도되고 있다. 매킨지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의료보장 비용 8% 절감, 전체 도소매업의 운영이익 60% 개선, 유럽 행정 운영비용 천억 유로 감축 등의 효과가 당장 가능하다고 한다. 구글은 1조개가 넘는 문장을 수집하여 수십개 언어에 대한 자동 번역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방대한 음성파일에 기반을 둔 정확한 음성인식도 가능하고, 수많은 사진 정보를 이용한 얼굴인식 자동화도 실용화되어 있다. 즉 정보를 저장, 전달, 유통, 검색하는 초보적 수준의 서비스로부터 문서나 메시지에 포함된 정보, 각종 측정기기에서 얻어지는 원시정보와 같이 전에는 사용하지 않았던 정보들을 이용하여 새로운 지식을 뽑아내는 고도의 서비스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정보는 누가 많이 가지고 있을까 ? 과거에는 국토정보, 금융정보, 언론방송정보와 같은 공적인 수집정보가 많았으나 이제는 수퍼마켓, 통신사, 검색엔진, 소셜네트워크, 네비게이션, 휴대전화에서 발생하는 사적인 정보가 전체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지금은 이동단말기에서 발생하는 정보가 5% 미만이나 급성장 추세에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제대로 된 정보를 많이 보유한 기업, 기관, 국가는 앞으로 경쟁력 면에서 유리한 위치에 설 것이다. 정보우주 (Information Universe)란 지구상에서 무한히 팽창하는 정보생태계를 가리키는 새로운 용어이다. 정보우주 탐사와 활용에 빨리 눈을 떠야 한다. 이를 위하여 필요한 기술과 연구는 매우 복잡하고도 다양하다. 효율적인 정보 수집, 가치가 있는 정보의 추출, 정보의 속성 파악, 정보 사이의 연관성 파악, 신지식의 창출, 복잡한 정보를 알기 쉽게 보여주는 기술, 정보의 라이프사이클을 관리하여 소용이 없어진 정보를 퇴출하는 기술 등이 주된 내용일 것이다. 학문적으로는 수학, 통계학, 물리학, 컴퓨터 과학, 언어학, 신호처리, 인공지능이 망라되어 있다. 정보 분석과 연관성 파악이 특히 어려운 기술이다. 현재 컴퓨터와 인터넷 기술에 앞선 국가들을 중심으로 연구개발과 산업육성이 매우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렇게 개발된 기술은 외부에 기술로 제공하기보다는 서비스 형태로 제공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국가적으로 중요한 정보를 외국에서 먼저 파악할 가능성도 있으며 정보주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국내의 기술 개발이 중요하다.  한국도 IT강국에서 정보강국으로 거듭나서 미래의 정보우주경쟁에서 승리한 쪽에 서야 한다. 이를 위하여 시급한 일은 우선 많은 정보가 투명하게 필요한 자에게 공급되도록 제도와 시스템을 고쳐야 한다. 공공기관이 보유한 정보는 안보나 프라이버시 문제만 없다면 모두 공개해야 한다. 기상정보, 교통정보, 국토정보를 굳이 감추어야만 할까. 다음으로 정보우주 활용에 필요한 기술개발,  인력양성, 기업육성에 관한 강력한 정책이 필요하다. 기초과학과 응용기술의 융합을 통하여 탄생하게 될 새로운 정보우주소프트웨어, 정보 시스템, 정보 인프라는 미래를 약속하는 금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글쓴이: 최양희 교수(미래인터넷포럼 의장) yhchoi@snu.ac.kr...

SW 국가프로젝트 세워라 <최양희 교수님>

한국은 IT의 다양한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유독 소프트웨어에서만은 약하다. 지난 몇 년간 한국 소프트웨어의 문제를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하는 작업이 정부, 공공단체, 기업, 학회를 중심으로 계속되었다. 아주 다양한 원인분석과 전략이 도출되었지만 세가지로 요약할 수 있겠다.   첫째로, 리더의 무지 내지 무관심을 없애야 한다. IT에서 하드웨어나 부품을 잘 만들면 경쟁력이 있다는 것은 모든 리더가 알고 실행하여 큰 성과를 얻었다. 경쟁상대가 나타나자 다음으로 디자인을 중시하는 전략을 채택하여 성공을 하였고 이것도 리더들이 주도하였다. 그러나 소프트웨어는 중요하다는 외침만 있지 리더들이 과연 잘 이해하고 있는지, 진정한 관심이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과거나 현재의 소프트웨어 전략이 불투명하다. 둘째로, 소프트웨어 전문가나 기업이 많아야 된다. 무늬만 소프트웨어 전문가가 너무 많다. 무늬만 소프트웨어 기업이 너무 많아 시장을 교란한다. 연 매출이 천억을 넘는 진짜 소프트웨어 기업이 한국에 몇 개 있는가 보라. 다른 산업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이다. 제대로 된 소프트웨어를 설계하고 기획할 전문가가 과연 얼마나 한국에 있는가를 보라. 미국의 한 중견 기업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셋째로, 제대로 된 소프트웨어 국가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미국이 컴퓨터와 인터넷을 획기적으로 발전시켜 세계를 장악한 것은 미국정부가 관련법을 제정하고 대규모 국가 연구개발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시장을 창출하고 인력을 키우고 산업을 육성하였기 때문이다. 한국은 소프트웨어 국가 프로그램이 없다. 어느 정부부처에서 담당인지도 희미하다. 대학의 소프트웨어 학과는 단기 실용 구현 프로젝트에만 매달리고 졸업생이 취업할 훌륭한 직장은 많지 않다. 심지어 얼마 안 되는 소프트웨어 전문 인력의 해외 유출도 가속화하고 있는 형편이다. 한국의 강점은 신속한 결정, 강한 응집력과 융합, 과감한 시도를 꼽는데 소프트웨어 분야야말로 지금 이런 리더쉽이 절실히 필요하다.  무엇을 해야 할까. 우선 리더들이 소프트웨어에 대한 무지와 무관심에서 탈피해야 한다. 스로는 소프트웨어를 잘 안다고 착각하는 리더도 많다. 그러나 소프트웨어의 본질, 속성, 핵심, 생태계, 비전, 기술 수준, 산업을 두루 이해하는 리더야 말로 하드웨어, 디자인에 이어서 소프트웨어로 승부수를 던질 자격이 있을 것이다. 소프트웨어 전문가 그룹은 앞으로 나서서 리더와 소통하고 이해를 구하고 자문을 더 적극적으로 해야만 이 문제가 해결 될 것이다. 산업, 연구, 정부, 그리고 대학의 리더들은 경제를 반드시 이해해야 한다고 한다. 이제 소프트웨어도 필수과목으로 여겼으면 한다. 소프트웨어 전문가는 단순 프로그래머보다 한두 차원 높은 고부가가치를 생산하는 지식노동자이다. 소설 작가에게 작품을 쓰는데 걸린 시간이나 작품의 길이에 따라 고료를 지급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는가 ? 시간급으로 소프트웨어 전문가를 대우하는 한국의 제도 아래에서는 누구도 소프트웨어 전문가가 되고자 하지 않는다. 훌륭한 소프트웨어 전문가를 많이 확보하고 이들이 중심이 되어 움직이는 훌륭한 소프트웨어 기업이 많으려면 대우가 달라져야 한다. 한국에 소프트웨어 기업이 수천개가 있지만 세계적인 기업이 하나도 없는 이유는 인력 수급의 실패에서 비롯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미국의 정보고속도로, 한국의 국가기간전산망은 국가 프로그램으로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져 온 성공작들이다. 이제 한국에서 소프트웨어의 여러 문제점들을 단기간에 풀어내려면 과감한 국가 주도 프로그램이 있어야 할 것이다. 국가 주도 대형 소프트웨어 프로젝트는 인력양성, 산업육성, 세계경쟁력 확보, 소프트웨어 서비스에 따르는 국민 행복 증진을 고루 고려하여 기획되어야 하며 원천과학기술에 기반을 둔 중장기 사업으로 구상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역사적으로 컴퓨터는 대형컴퓨터, 중형, 미니컴퓨터, PC를 거쳐 지금 모바일 컴퓨터 시대로 진입하였다. 단순한 과학계산, 문서처리, 그래픽 처리, 웹 문서를 지나 지금은 소셜 미디어나 멀티미디어를 대량으로 생산하고 소비하는 것으로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정보의 홍수는 날로 심해지고 소프트웨어는 날로 복잡해지고 사용자는 혼란스러워 한다. 국가 주도 소프트웨어 프로젝트로 이를 모두 극복할 새로운 소프트웨어 패러다임과 해결책을 제시할 것을 제안한다.    글쓴이: 최양희 교수(미래인터넷포럼 의장) yhchoi@snu.ac.kr  ...

사이버 공격, '공개 소프트웨어'가 답이다 <고건 교수님>

북한의 사이버 공격 때문에 비상이 걸렸다. 북한은 이제 작심하고 우리나라 정부와 주요 기관, 포털 등에 대한 공격을 확대하는 것 같다.이 같은 사이버 위협에 대처하려면 소프트웨어 기술의 자립(自立)이 필수적이다. 흔히 소프트웨어는 건축과 비교된다. 정보기관처럼 보안에 민감한 건물을 설계할 때는 다른 나라에 맡기는 일이 드물다. 부득이 외국에 의뢰할 때도 반드시 그 설계도를 받아 챙겨둬야 한다. 그래야 외부로부터 도발이 올 경우 설계도를 보고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소프트웨어도 마찬가지다. 특정한 소프트웨어 내부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취약지역이 어딘지 알아내려면 건축 설계도에 해당하는 소스코드(source code·핵심프로그램)가 필요하다. 소스코드를 모른 채 외국산 완제품 소프트웨어에 의존하는 국내 전산시스템은 중대한 보안 문제가 발생할 경우 국내에서 재빨리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   소스코드를 확보하는 좋은 방법은 리눅스·아파치 같은 '공개 소프트웨어'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런 프로그램은 소스코드가 공개돼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구글의 스마트폰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도 대표적인 공개 소프트웨어다.'소스코드가 아무에게나 공개돼 있으면 보안이 더 취약하지 않으냐'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공개 소프트웨어는 각국의 전문 인력들이 수시로 검증하고 보안체계를 업데이트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안전하다는 평이다. 소프트웨어 내부에 대한 정보를 완전히 확보하고 있어 자체적으로 보안기술을 개발하는 등 대응이 더 빠르다는 것이다.이런 이유로 독일 외무부는 지난 2002년부터 전 세계 226개 해외공관에 설치된 1만1000대의 컴퓨터 운영체제를 모두 리눅스(Linux) 같은 공개 소프트웨어로 교체했다. 미국 국방부나 중국도 공개 소프트웨어 채택을 확대하고 있다. 브라질은 대통령까지 나서서 독려한다.   공개 소프트웨어는 보안문제 외에도 개발·유지보수·교육 등을 모두 자국 인력이 처리할 수 있다. 이는 젊은이들에게 많은 일자리가 창출되고, 이들이 단순 사용법만이 아니라 원천 설계기술을 갖추게 됨을 의미한다. 이렇게 축적되는 소프트웨어 원천기술은 다시 그 나라의 스마트폰·TV·자동차 등 여러 산업의 국제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게 된다. 이처럼 공개 소스 소프트웨어는 한 나라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대단히 크다.상용 소프트웨어를 외국에서 그대로 가져와 사용법만 배워서는 기술 자립은 영원히 불가능하다. 소프트웨어 기술자립을 계속 미루면 유사시에는 사회 전체가 마비되는 나라, 모든 정보가 외부로 유출되는 나라로 전락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글쓴이: 고건 교수 (한국공개소프트웨어활성화포럼 의장)...

영어강의, 성균관, 패러데이 <이광근 교수님>

영어강의는 당연한 미래일까? 필요하지만 그것이 서울대의 국제화 포석의 핵심은 될 수 없다고 본다. 나는 들었다. 우리 학술계의 역사가 중국이나 일본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 하나. 우리는 축적되지 않은 역사, 단절의 역사라고 한다. 중국은 천 년 이상 축적된 책들을 지금도 읽고 이해하는데 별 어려움이 없고, 일본은 서구와 동아시아의 학술성과 일본어로 번역하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전통이 삼백 년을 넘었다고 한다. 우리는 다르다. 나는 우리 조상의 기라성 같은 저서들을 읽을 수가 없다. 외국어(중국어)로 쓰여 있기 때문이다. 기우일까? 모든 학문이 오리지널을 능가하는 것은 항상 어머니의 혀(모국어)로 달성된다고 한다. 영국 과학기술은 라틴어나 불어로 꽃피지 않았다. 중국 불교는 산스크리트어로 인도를 넘어서지 않았다. 반면 우리의 성리학과 불교는 중국어로만 머물렀고, 중국의 것을 넘어섰다는 소식은 드물고 아스라할 뿐이다. 지금은 영어로 같은 과거를 반복하고 있다. 단절될 것이고, 오리지널을 넘기 벅찰 거라고 본다. 모국어로 공부하기란 어떤 걸까? 예를 들어 “만유인력”, “universal gravity”라는 용어를 보자. 누구에게나 “만유”의 뜻이 쉽게 전달될까? 아마도 대다수는 소리로만 건성으로 지나칠 것이다. 영어(중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사람들의 느낌을 살려 “universal gravity”(“완요우인리”)를 우리 식으로 읽으면 “만유인력”이 아니라 “어디나 있는 끄는 힘”일 것이다. 쉬운 모국어가 아니라면, 소리로만 이해 없이 주입되는 전문용어일 뿐이다. 이렇게 외국어로 겉도는 이해를 쌓아가게 되면, 그 결과는 깊은 공부에 필요한 뒷심 부족으로 나타날 것이고, 깊은 공부를 달성하는 인구는 그 만큼 쪼그라들 것이다. 카오스 이론을 빌려 말한다면, 결과의 엄청난 차이는 초기조건의 미세한 차이에서 온다고 한다. 영어강의는 잘못된 초기조건이라고 본다. 서울대생이라면 영어소통에 능해야 하는 것은 기본. 우리는 그 너머를 지향해야 한다. “Rede Lecture Series”라는 것이 있다. 캠브릿지 대학에서 일반 대중을 위한 강연 시리즈로 현종 때(1668년)부터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그들은 라틴어나 프랑스어로 연구하고 강의하고 저술하지 않았다. 저변을 넓히고 토양을 풍부하게 하는 것은 모국어를 통해서 밖에 없다고 판단했고, 모국어로 캠브릿지가 생산하는 지식을 대중들에게도 열심히 강연하는 시리즈까지 시작한 것이다. 중국어로 소수끼리만 소통하며 서서히 망해갔던 조선과 너무 대조되는 점이었다. 우리와 비슷한 인구의 영국이 모국어로 힘차게 축적한 지식들. 그러다 보니 패러데이(Faraday) 같은 인물을 놓치지 않고 키워냈던 것이다. 영국 국민이 그 어느 누구보다 사랑했다던 과학자. 지금의 전자기 문명의 아버지인 패러데이는 책제본 공장의 불우한 노동자였다. 하지만 그가 제본하는 과학서적들이 모국어였던 덕택에 그는 제본소로 들어오는 모든 책을 읽으며 당시의 과학기술을 익혀갈 수 있었다. 모국어 토양 덕택에 이런 재능들이 고사되지 않고 소중히 자랐던 것이다. 일본이 모국어로 꾸준히 축적한 성과들. 덕택에 지금 일본은 다나카 같은 중소기업 직원이 노벨상을 받는 나라가 되었다. 서울대에서 시작됐으면 한다. 쉽고 수려한 모국어 전공서적 집필 사업. 따사로운 모국어로 권위 있는 전문서적들이 축적되지 않으면 한국의 실력은 깊은 숲으로 성장하지 못할 것이다. 국제화가 필요하면 할수록 더욱 필요하다고 본다. 얇은 실력이 아니라 울타리 없이 경쟁할 힘찬 실력을 키우는 두터운 토양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사업의 물결이 영어강의로 찰랑이는 캠퍼스의 표면 아래를 도도히 흘렀으면 한다. 이렇게 초기조건을 제대로 세워가면서 먼 훗날 큰 차이의 과실을 나누며 존경 받는 서울대. 이게 아니라면 서울대는 조선의 성균관처럼 박제로만 남을 역사를 반복하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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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학문' 컴퓨터공학 <최양희 교수님>

매년 연초에는 올해의 전망이 쏟아진다. 올해의 10대 기술이나 유망분야 예측이 특히 관심을 독차지한다. 최근 몇 년간 컴퓨터공학과 관련된 분야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소셜 네트워크, 고성능 그래픽, 스마트폰 플랫폼, 클라우드 컴퓨팅등이 상위에 랭크되어 있다. 이들의 성공은 매우 숙련된 고급 컴퓨터 공학 전문가만이 이룰 수 있는 고도로 전문화된 분야이다. 섭렵해야 하는 지식도 컴퓨터 구조, 알고리즘, 운영체제, 네트워크, 수학, 분산시스템 등 다양하며 수년의 집중적인 교육이 필수적이다. 과목도 많지만 컴퓨터 공학의 과목 숙제는 빈번하게 밤을 새며 프로그래밍을 해야 하므로 기피전공이 되기도 한다.    컴퓨터공학은 20세기에 새로 탄생한 신생 학문이다. 초기에는 수학의 한 분야로 인식되었으며 아직도 미국에서는 수학 및 컴퓨터분야로 통계를 내곤 한다. 초기에는 대학에서 이미 자리잡은 전기공학 내지 전자공학 전공의 확장으로 취급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20세기 후반에 컴퓨터 관련 과학기술이 크게 발전하였는데 이를 반영하여 대학의 컴퓨터공학 교육을 강화하여 학과 명칭을 ECE 또는 EECS로 개편하는 학교가 크게 증가하였다. 그러나 이는 여전히 컴퓨터공학을 독립학문으로 보지 않고 전기공학의 한 영역으로 두고 있는 체제이므로 발전성에 있어서 늘 제약과 한계가 있어 왔다. 따라서 전문화된 컴퓨터공학을 가르치고 연구함은 물론 자유로운 학문의 발전을 위하여 교육 체제를 정비한 CS 또는 CSE 체제가 등장하였으며 비로소 전문적인 컴퓨터 전문가 교육 시스템이 완성되게 되었다. 최근에는 더 나아가서 컴퓨터공학을 기반으로 여러 파생학문이 등장하고 있다. 예를 들어 IT융합, 정보문화, 생물정보학 등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이런 역사적 배경을 가진 컴퓨터공학은 그러나 아직도 여러 분야에서 독립되지 못하고 있어서 발전이 크게 저해되고 있는 것이 한국의 현실이다. 한국이 하드웨어의 강국, 반도체의 강국이지만 소프트웨어에서는 열등한 근본원인이 여기에도 있다고 하겠다. 교육분야, 연구분야, 산업분야 분류에서 컴퓨터 또는 전산은 전통공학의 일부로 되어서 올바른 전략수립, 기획, 교육과정 정립, 연구비 수혜, 평가의 측면에서 특히 공정성이 제대로 확보되지 못하고 있다. 컴퓨터나 소프트웨어를 경쟁국가인 중국, 인도에서 크게 지원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는 것이다.   다행히 교육부 BK프로그램, 한국연구재단의 연구분야 분류, 공학교육 인증제도 등에서 전산을 독립분야로 일부 인정하고 있는 것은 큰 진전이 아닐 수 없다고 하겠다. 한국의 미래에서 과학기술만큼 중요한 것은 별로 없을 것이다. 이제 컴퓨터공학은 파생이 아닌 기반학문으로서, 융합의 인프라로서 그 역할이 매우 중요할 것이므로 모든 정부의 정책, 교육연구 시스템에서 중심분야로 자리매김을 해야 할 것이다.   한국의 대학은 극심한 입시경쟁과 취업경쟁으로 인하여, 그리고 전통과 신생학문의 조화부재 때문에 비정상적인 교육구조를 떨쳐 버리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어 컴퓨터 전문가는 미래의 유망직업 전망에서 양과 질에서 항상 최상위권을 자랑하지만 컴퓨터공학 전공자는 해마다 줄어들고 있는 것이 한국의 실정이다. 더 늦기 이전에 그 근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를 살피고 이를 원천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    글쓴이: 최양희 교수(미래인터넷포럼 의장) yhchoi@snu.ac.kr...

데이터 폭발을 대비하는 자세 <최양희 교수님>

2010년 한해 동안 우리나라에서 스마트폰 가입자는 10배로 늘었다. 새해에도 다섯배가량 성장할 전망이다. 스마트TV의 보급도 내년부터 무서운 속도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스마트폰과 스마트TV는 모두 네트워크 데이터 트래픽을 폭발적으로 증가시킨다. 국내 통신업계의 예측에 따르면 2015년의 네트워크 데이터 트래픽은 지금의 1000배에 이를 전망이다. 1000배의 데이터 폭발은 주로 스마트폰과 스마트TV의 비디오 트래픽 때문에 일어난다. 비디오는 웹 문서나 음악보다 수십·수백 배의 전송속도와 저장용량을 필요로 한다. 또 비디오는 응용 특성상 접속시간이 길다. 이를 감당하려면 정보통신 네트워크는 무선, 유선 모두 1000배로 빨라져야 하는 데 쉬운 일이 아니다. 과거 20년 동안 네트워크 장비의 성능은 수년을 주기로 몇 배씩 빨라져 왔다. 이동통신의 경우 2세대, 3세대로 바뀔 때마다 몇 배 이상 빨라졌으며, 내년에 등장할 LTE도 획기적인 속도향상을 제공할 것이다. 유선 라우터도 반도체와 소프트웨어의 지속적인 기술개선으로 기가 라우터를 지나 테라 라우터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이런 장비와 광네트워크를 대량으로 구축한다면 과연 1000배로 늘어나는 데이터 폭발을 감당할 수 있을까. 기술적으로는 가능할지 모르나 엄청난 네트워크 구축비용을 조달할 방안이 문제다. 장비 가격이 획기적으로 낮아지거나 이용자들이 통신비를 더 많이 부담하면 되겠지만 둘 다 실현 가능성은 낮다. 데이터 폭발은 발상의 전환을 통해야만 해결될 수 있는 문제다. 스마트폰, 스마트TV는 모두 일종의 인터넷 사용자 단말기다. 이들은 유무선 인터넷을 통해 서로 접속하거나 서버에서 필요한 콘텐츠를 가져온다. 인터넷 산업은 단말기, 네트워크, 콘텐츠 서버산업으로 구성되며 각각 독립적으로 발전해왔다. 즉 서버의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구조는 네트워크나 단말기의 구조와 큰 상관없이 정의되고 개발돼왔다. 이는 단말기나 네트워크도 마찬가지다. 결과적으로 각 분야의 산업은 자신에게 가장 유리하며 이익이 극대화되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으며 전체적으로 볼 때 많은 중복과 낭비가 발생하고 있다. 단말기, 네트워크, 서버의 구조를 통합해 설계한다면 비용절감, 성능개선은 물론 데이터 폭발도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데이터 폭발의 근본적인 원인은 비디오의 급증이다. 비디오는 응용 특성상 여러 사용자가 같은 비디오 콘텐츠를 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동일한 콘텐츠가 네트워크를 반복해 지나가는 경우가 매우 빈번하며 이것만 줄여도 데이터 폭발은 상대적으로 쉬운 문제로 변할 것이다. 즉 데이터 폭발을 제어하는 방법은 한편으로 네트워크를 크게 늘리거나 다른 한편으로는 네트워크를 지나다니는 데이터 발생량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이미 잘 알려진 멀티캐스트 전송기법이나 콘텐츠 분배 네트워크가 매우 유용한 기술이지만 미래인터넷의 핵심 아이디어인 콘텐츠 중심 네트워크 기술이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다. 콘텐츠 중심의 네트워크에서는 서버와 네트워크, 네트워크와 단말기가 긴밀히 협력해 전체적인 데이터 트래픽을 최소화하며, 서비스 응답속도도 크게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분산서버, 클라우드 컴퓨팅, 대용량 저장장치를 가진 고속 라우터, 새로운 인터넷 프로토콜, 단말기 간의 애드혹 통신 등이 핵심기술로 꼽힌다. 기술표준 측면에서 지난 40여년간 변하지 않았던 인터넷이 세대교체를 눈앞에 두고 있다. 유무선 네트워크에서는 빈번했던 기술의 세대교체가 인터넷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셈이다. 이 시도가 성공해야만 데이터 폭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글쓴이: 최양희 교수(미래인터넷포럼 의장) yhchoi@snu.ac.kr...

미래인터넷 전략이 필요하다 <최양희 교수님>

지난주 서울에서 인터넷의 미래를 주제로 OECD 정보통신장관회의와 많은 관련행사가 성공적으로 열렸다. 인터넷과 관련된 정치·경제·사회의 여러 문제가 논의됐으며 인터넷의 발전방향과 정책 발표문도 채택됐다.이제 인터넷은 현재와 미래 사회를 지탱하는 핵심 기반시설로서 그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그러나 현실을 살펴보면 인터넷 기술과 거대한 인터넷 산업은 미국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이동통신과 모바일 응용을 앞세워 유럽과 아시아가 시장을 키워가고 있지만 그 영향력은 미약한 수준이다. 미국이 이렇게 인터넷 기술과 산업을 압도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우수한 인력에 의한 창의적인 인터넷 원천기술 개발, 이를 지원하는 미국 정부의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인터넷 연구개발 정책 그리고 부가가치가 높은 인터넷 신산업이 탄생하기 쉬운 기업환경을 들 수 있다.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미래인터넷 기술개발 열기가 매우 높다. 현재의 인터넷과 이동통신 그리고 통신사업자들이 적극적으로 구축 중인 차세대네트워크(NGN)를 뛰어넘는 새로운 인터넷을 개발해 점진적으로 현재의 인터넷을 대체한다는 구상이다. 현재의 네트워크가 지니고 있는 보안·확장성·관리·품질 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 몇 단계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 원천기술 개발에 미국·유럽에서 대규모로 착수했다. 일본도 최근 신세대 네트워크로 명명한 미래인터넷 개발을 시작했다. 이들이 이처럼 미래인터넷에 집중투자하는 이유는 명백하다. 미국은 인터넷 기술과 산업을 향한 다른 나라의 거센 도전을 자국이 보유한 앞선 기술력으로 헤쳐나가고자 하는 것이며, 유럽과 아시아는 미래 인터넷에서만큼은 미국의 독점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정책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도 미래인터넷의 국가적인 전략과 어젠다 수립이 필요한 시점이다.미래인터넷은 단순히 네트워크 장비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서비스·응용·콘텐츠·인터넷 비즈니스 모델을 망라한 복합산업이다. 한국의 강점인 모바일 응용·셀룰러 통신·휴대단말기 기술을 미래인터넷에 접목하고 발전시켜 새로운 기술로 제시하면 세계를 주도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 현재 한국의 IT산업, 특히 인터넷 관련 산업은 국제 경쟁력이 미약하며 기술기반도 취약하다. 인터넷을 지탱하는 후방산업인 컴퓨터와 소프트웨어 산업을 보면 한국의 산업사정은 더욱 나쁘다. 앞으로 서비스·단말기·네트워크가 더 빨라지고 다양해지면 컴퓨터 시스템과 소프트웨어에 대한 기술 의존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미래인터넷 전략 중 컴퓨터와 소프트웨어 기술의 확립은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하겠다. 지금 선진국의 기술개발 계획을 살펴보면 100여개의 연구그룹을 동시에 가동해 앞으로 수년 사이에 미래인터넷 핵심원천 기술을 대부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적인 미래인터넷 기술경쟁이 지금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미래인터넷 전략이 시급성을 요하는 또 다른 이유다.미래인터넷에는 고도의 창의적인 인재가 필요하다. 지난 수십년간 인터넷의 주요 발명은 20대의 어린 대학원생이나 젊은 과학자에 의해 이루어졌다. 이들이 이룩한 발명들은 이후 거대한 산업을 탄생시켰으며 지금도 신화는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기술개발 토양을 만드는 것 또한 한국의 미래인터넷 전략에 포함해야 할 주요 항목이다. 세계 일류 기술개발은 세계 일류의 연구환경·개발체계·인력·지원시설을 필요로 하고 이는 세계 일류의 전략 아래에서만 가능할 것이다. 글쓴이: 최양희 교수(미래인터넷포럼 의장) yhchoi@snu.ac.kr...